병원 검진 꺼려지는 '성병', 자가 검사 가능... 정확도는?[인터뷰]
[인터뷰]비뇨의학과 전문의 조희주
성병 자가 검사 키트… 예비 검사 수단으로 활용 가능
정확한 진단∙치료는 병원에서… 콘돔 사용과 정기검진이 핵심
'성병'이 의심될 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불편함을 숨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건강한 성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성병에 노출될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고서는 어떤 질환인지 스스로 알기 어렵다.
그런데 '성병'에도 자가 검사 키트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가 검사 키트'를 접하게 되면서 그 편리함을 알게 됐고,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병 자가 검사 키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비뇨의학과 전문의 조희주 원장(조희주비뇨의학과의원)은 "자가 검사 키트는 어디까지나 예비 확인용으로 이해하고, 정밀 검사를 위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병 자가 검사 키트를 통해서는 어떤 질환들을 예비 감별해낼 수 있으며, 정확도와 신뢰도는 얼마나 되는지, 또 성병 진단과 치료를 위해 어떤 과정들이 필요한지 조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q. 성병 자가 검사 키트, 최근 많이들 찾고 있다는데 실제로 어떤 장점이 있나요?
자가 검사 키트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과 익명성입니다. 집에서 검체를 채취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병원 방문이 어려운 분들도 부담 없이 검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병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검사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자가 검사는 성병의 초기 감염 의심 시 치료의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다만, 결과를 의료적 판단 없이 그대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자가 검사는 어디까지나 예비 확인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결국 병원 진료가 필요하겠네요?
맞습니다. 코로나 자가 검사 키트가 사용은 편리했지만 확진을 위해 pcr 검사를 받아야 했던 것처럼, 성병 자가 검사도 가능성을 확인하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감염 초기에는 음성이 나올 수 있고, 검체 채취 방법이나 검사 시점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음성 결과는 반드시 안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성병마다 잠복기와 발현 시점이 다르며, 채취가 부정확하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양성 결과도 스스로 진단하거나 약을 구해 치료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 문제와 치료 실패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결과와 관계없이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정밀 검사와 상담을 받아야 하며, 필요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를 포함한 맞춤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q. 성병 자가 검사 키트로는 어떤 질환을 검사할 수 있나요? 검사 정확도는 얼마나 될까요?
현재 시중에는 hiv, 매독, 클라미디아, 임질, hpv, hsv 등 다양한 성병 항목을 검사할 수 있는 키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가 검사는 검체 채취와 보관, 검사 방법의 제한 때문에 정확도가 병원 검사보다 낮습니다. 결과가 음성이라도 잠복기 감염이나 채취 오류로 인해 감염이 있을 수 있으며, 양성이라 해도 균종과 감염 정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합니다. 자가 검사 키트는 초기 증상 관찰과 조기 인식을 위해서만 사용하기를 권고합니다.
q. 병원에서는 성병 검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또,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병원에서는 자가 검사보다 다양하고 정밀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소변, 혈액, 분비물 채취 검사와 pcr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와 원인균을 정확히 확인합니다.
임질, 클라미디아 등 세균 감염은 항생제로 치료하며, hpv나 hsv 감염은 증상과 재발 여부에 따라 관리합니다. 감염이 단순히 요도나 질에 국한되지 않고 고환, 부고환, 전립선, 자궁경부 등으로 침범한 경우에는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감염된 파트너도 동시에 치료해야 재감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q. 성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어떤 합병증이 생길 수 있나요?
성병도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완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방치 시 불임, 골반염, 조기분만, 태아 감염, 만성 골반통, 신경계 손상(매독)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성은 hpv 감염으로 인해 자궁경부암 위험이 증가하며, 남성은 요도염이나 전립선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과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성병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성병 예방의 핵심은 콘돔 사용이고 이는 질, 항문, 구강성교 모두에서 적용해야 합니다. 또한 증상이 없어도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생활이 활발한 경우, 주기적인 검진을 권장합니다. 파트너가 여러 명이거나 위험 노출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더 짧은 주기로 검진이 필요합니다. hpv 예방을 위해서는 가다실 9가 백신 접종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q. 정기검진은 어느 정도 주기로 받는 것이 좋을까요?
성생활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최소 1년에 한 번이 적절하고, 성생활이 활발하거나 새로운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경우 6개월에 한 번을 권장합니다. 또 증상이 나타나거나 파트너가 감염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정기검진은 성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